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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나
‘영화를 좋아한다.’라는 말은 ‘음식을 좋아한다.’와 비슷한 것 같다.
영화의 스펙트럼은 너무나 다양하고 그 안에서도 각기 다른 영화가 있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 영화는 평생 기억에 남는 영화,
어렵고 예술적인 영화,
플레이 리스트에는 있지만 보지 못하고 숙제처럼 쌓이는 영화,
단순 킬링타임용 영화,
보는 시간이 아까웠던 영화 등
다양한 결의 영화가 있어왔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마블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마블 시리즈
나는 꽤 어렸을 때부터 마블 시리즈에 빠져있었다.
언제나 한 영화가 끝나면 그것과 맞닿아있는 다음 영화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며 티저 예고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아이언맨 1(2008)을 시작으로 마블에 빠져들어
캡틴아메리카, 토르, 가디언즈오브갤럭시, 닥터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등
다양한 단독 히어로 영화들과 마블 영화의 메인 무대인 어벤져스를 챙겨봤다.
사실 처음에는 마블영화를 단순히 재미와 액션, CG와 같은 멋진 비주얼적인 요소들로 접근했다.
2008년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나에게 아이언맨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언맨은 당시배트맨, 슈퍼맨 같은 히어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 마블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해준 영화였다.
아이언맨은 단순히 초능력, 마법 같은 판타지스러운 것이 아닌,
좀더 현실적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있을 법한 히어로를 스크린에서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 만화로 히어로를 접한 팬들이 많았겠지만,
국내에서는 아이언맨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소수 정예의 마블 팬들 외에는 일반 사람들은 마블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후 세상에 나오게 된 여러 마블영화에 있어 아이언맨1이 갖는 의의는 정말 클 것이다.
가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초석을 닦아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성기
영화 시리즈별 기억에 남거나 호감 정도는 편차가 있으나,
대체로 마블 영화 한 편이 개봉하면 극장에 가서 바로 관람하고 이후 몇 차례 더 볼 때가 많았다.
같은 영화라도 여러 번 보다 보면 놓쳤던 장면이나 의미를 캐치할 수 있었고,
단순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로 치부할 수 없음을 깨달을 때가 많았다.
나에게는 특히 어벤져스 시리즈, 캡틴아메리카 시리즈 등이 그랬다.
내게 있어 마블영화는 주연이 어떤 캐릭터이든 간에 언제나 믿고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그리고 영화 속 세계관과 인물 간의 관계가 확장함에 따라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는 대립구도도 인상적이었고,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악당의 캐릭터성도 평면적이지 않고
또한 빌런으로서 활동하게 된 동기도 유치하지 않았다.
그게 딱 어벤져스4: 엔드게임(2019) 까지였던 것 같다.
아이언맨 1이 개봉하고 어벤져스 4까지의 12년의 기간 동안 개봉한 수 많은 마블 영화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하나의 세계관 속에서 각 캐릭터들의 서사가 서로 얽히고 영향을 주며 상호작용을 했다.
그게 거대한 하나의 메인 스토리를 형성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수많은 팬들이 흥분하고 열광했다.
또한 거기에는 ‘타노스’라는 메인 빌런이 가진 압도감과 매력이 한몫 더했다.
페이즈3까지의 모든 스토리는 어벤져스 3와 4에서 타노스와 히어로들의 대립을 위해 빌드업되었고,
이 시리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에너지가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해소되고 소진되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팬은 어벤져스 4 앤드게임을 보며 지난 12년 동안 마블과 함께한 시간과 추억을 되새기며
전율과 깊은 감동을 느꼈을 것이고 또 후련했으며 시원섭섭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블은 딱 거기까지가 너무나 완벽했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1집에서 히트를 치고 명성을 얻은 아티스트가 이후 2집을 내면
기존의 1집과 비교되며 실적이 저조해지기 쉬운 것과 비슷하다.
혹은 보통의 시리즈물 영화를 보면 1편이 너무도 완벽해서 후속 편을 내놓으면
1편과 비교되어 이전처럼 흥행하지 못하는 경우와도 비슷한 것 같다.
마블 영화는 이미 엔드게임을 통해 완벽하게 끝나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엔드게임에서의 성공이란 빛과 동시에 생겨난 그늘을 과연 마블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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